2010년 1월 18일 월요일

당신의 책 취향을

 

 

 

열대우림 외곽에 위치한 사바나 기후는 독특한 건기가 특징. 수개월간 비 한방울 없이 계속되는 건기 동안 사바나의 생물들은 고통스러운 생존의 분투를 거듭한다. 가뭄과 불에도 죽지 않는 강인한 초지를 기반으로 수많은 야생 동물들이 번성하는 '야생의 천국'인 동시에, 혹독한 적자생존의 장이기도 하다. 이곳은 또한 고대 인류의 원시 문명이 발생한 지역이기도.

건조한, 절제된, 강인한 생명력. 이는 당신의 책 취향을 표현하는 말이기도 합니다.

  •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죽음의 건기를 대비하는 생물처럼, 치밀한 계획 하에 쓰여진 정교한 책을 선호. 책이란 무릇 간결하고 정확한 내용이어야 함.

  • 대초원 위의 야생동물 같은:
    사바나의 고양이과 육식 동물처럼 유유자적 고상한 취향. 과격하지도, 감정적이지도, 세속적이지도 않은 나름 고상한 선택 기준을 갖고 있음. 아마도 경험이나 교육에 의한 분별력으로 추정됨.

  • 절제된 현실주의:
    멍청한 감상주의, 값싼 온정주의, 상투적 가족주의, 이런 것들로 장사하려는 상업주의를 배격함. 문화적인 보수 성향이 있음. 지나치게 독창적인 책보다는, 절제력과 품격을 갖춘 것을 더 선호함.

당신은 출판시장에서 가장 보기 드문 취향 중 하나입니다. 분명한 취향 기준이 있음에도 워낙 점잖은 탓에 자기 목소리를 내지 않기 때문이기도 합니다.

아마도 당신의 취향은 다음과 같은 작가들에게 끌릴지도 모르겠습니다.

 

움베르트 에코
로마의 원형 경기장 시절부터, 인류는 줄곧 잔인한 구경거리를 좋아했다. 이런 소름 끼치는 고문에 대한 최초의 묘사 중 하나는 오비디우스에서 발견된다. 여기서 그는 아폴론이 한 음악 경연에서 사티로스인 마르시아스를 패배시킨 후 산 채로 그의 가죽을 벗겼다는 이야기를 전한다. 실러는 소름 끼치는 것에 대한 이 "자연적 성향"을 아주 잘 정의했다. 그리고 시대를 막론하고 처형이 벌어질 때면, 사람들은 그 장면을 구경하려고 항상 흥분해서 달려갔다는 사실을 잊지 말자. 만약 오늘날 우리가 스스로를 "문명화"되었다고 생각한다면, 그것은 다만 영화관에서 유혈 낭자한 "스플래터" 영화를 우리에게 제공해 주기 때문일 텐데, 그 영화가 허구로서 제시되는 이상 관객들의 양심이 흔들릴 일은 없는 것이다.
- 추의 역사 中

 

김승옥
'바다가 가까이 있으니 항구로 발전할 수도 있었을 텐데요?'
'가 보시면 아시겠지만 그럴 조건이 되어 있는 것도 아닙니다. 수심(水深)이 얕은데다가 그런 얕은 바다를 몇 백 리나 밖으로 나가야만 비로소 수평선이 보이는 진짜 바다다운 바다가 나오는 곳이니까요.'
'그럼 역시 농촌이군요.'
'그렇지만 이렇다 할 평야가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럼 그 오륙만이 되는 인구가 어떻게들 살아가나요?'
'그러니까 그럭저럭 이란 말이 있는 게 아닙니까?'
그들은 점잖게 소리내어 웃었다
- 무진기행 中

 

J.D. 샐린저
"나는 특히 목사라는 인간들에게 혐오감을 느낀다. 내가 다닌 학교에는 모두 목사가 잇었는데 모두들 설교를 할 때마다 억지로 꾸민 거룩한 목소리를 냈다. 나는 그것이 역겨웠다. 그들은 자연스러운 목소리를 내면 품위가 떨어진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었다. 그러나 그렇게 억지 소리를 내는 것이 더 품위를 떨어뜨린다는 것을 그들은 모르는 모양이었다. 또 그렇기 때문에 그들의 설교가 모두 거짓으로 들린다는 것도 모르는 모양이었다."
- 호밀밭의 파수꾼 中

테스트 : http://book.idsolution.co.kr/?mode=hom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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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좋아하는 책 취향이라고, 소설은 잘 안읽는 편이라 맞는지 모르겠다.

특히 샐린저의 책은. 읽다가 신경질이 나서 덮어버린적이 있는데, 내용자체 때문은 아니였고, 문체가 거슬렸던 것 같다. (지름 위에 예문 읽어보니 괜찮은것 같기도, 문제가 뭐였을까) 그래도 김승옥 님의 글은 좋아하니, 비슷한 취향인가..

 소설책을 읽은지가 참 오래되었다.  근 3-4년간은 일과 관련된 서적만 사고, 읽었어서... 소설을, 시를 접해야 겠다는 생각이 요즘들어 조금식 들기 시작한다.

공기도, 내 머리도  너무 건조해. 

 

 

 

 

4 개의 댓글:

  1. 이거 전에 해봤었는데 또해보니까 또 다르게 나오네요..

    난 뭐지 주관이 없어!



    전 외토리의 초연함, "툰드라" 독서취향 이래요..



    빙산처럼 관조적인:

    툰드라 해안을 고요히 떠다니는 빙산처럼, 당신의 취향은 쿨하고 초연한 편. 기본적으로 당신은 남들이 어떤 책을 보는지 거의 관심이 없으며, 모든 책과 책에 대한 취향을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것을 즐김.



    단단히 얼어붙은:

    동토층에 기반한 지대처럼 확고한 논리적/이성적 기반을 가진 스토리를 선호함. 기이한, 특이한 내용의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기본적인 논리와 상식을 벗어나선 안됨.



    얼았다 녹았다...:

    좋아하는 책에 대한 확실한 기준이 없거나, 이랬다 저랬다 함. 어떤 때는 비주류 성향의 픽션을 좋아하다가도, 어떤 때는 극히 대중적이고 트렌디한 베스트셀러에 빠지는 경우도 있음.





    이렇다는데 사실 한 23살때부터 제 전공과 관련된책 아니면

    거의 읽지 않았기때문에 사실 잘 모르겠네요-_-;

    제가 어떤책을 좋아하는지. 전공 관련책을 읽기전에도

    사실 책이란 것과 그리 가깝지 않은 인생이여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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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저도 <사바나> 독서취향이 나왔는데 예시로 든 J.D샐린저를 개인적으로 좋아하지는 않네요. '문화적인 보수주의'라니.. 킁킁. 간질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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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imm trabb - 2010/01/19 01:10
    ㅎㅎ 반갑 -_-;;;

    문화적 것들을 향유를 못하고 있어서 문화적 보수주의인지 조차 모르겠는, 이 황폐함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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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oversimple - 2010/01/18 22:39
    저도 다시 하면 다르게 나올지도 몰라요 ;;

    저도 전공?책만 많이 읽고, 소설은 드물게 읽는 편이라 모르겠네요.

    아무튼 올해는 책과 가까워지는 한 해를 보내기로 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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